정치 · 선거관계에 관한 결정
88헌가6
국회의원선거법 제33조, 제34조의 위헌심판
별칭 : 국회의원입후보자기탁금 사건
종국일자 : 1989. 9. 8. /종국결과 : 헌법불합치
D88k006.hwp
판례집 1권 199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하고 깨끗한 선거를 이룩한다는 등의 취지 아래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자들에게 상당액의 기탁금을 요구하였던 국회의원선거법 제33조, 제34조에 대하여 최초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사건이다.
국회의원선거법(1988. 3. 17. 법률 제4003호 전문개정) 제33조 제1항은 지역구 후보자등록을 신청한 자에게는 등록시 2천만원, 정당추천후보자에는 1천만원을 관할지역구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하도록 규정하고 동법 제34조는 후보자가 사퇴하거나 등록이 무효로 된 때 또는 후보자의 득표수가 당해 지역구의 유효투표 총수의 3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후보자의 기탁금은 일정비용을 공제하고 국고에 귀속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국회의원 입후보자였던 제청신청인은 국가를 상대로 기탁금의 반환을 구하는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중 동 재판의 전제가 된 국회의원선거법상의 기탁금에 관한 동법 제33조, 제34조가 헌법상의 평등권, 참정권 및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형사지방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고 동 법원이 이를 받아 들여 헌법재판소에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7인 재판관의 다수의견으로 다음과 같이 국회의원선거법 제33조, 제34조가 헌법 제11조, 제24조, 제25조, 제41조, 제116조를 위반하였다고 하면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인구의 평균 저축액이 1989년 5월말 현재 6백93만원임에 비추어 보면 국회의원선거법상의 1,000만원 내지 2,000만원의 기탁금액은 서민계층이나 20, 30대 젊은 세대의 입후보를 제한하고 재력있는 사람만이 입후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그 금액이 너무 과다하여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원칙과 관련하여 헌법 제11조의 평등원리, 제24조의 참정권, 제25조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오늘날 정당 없이는 민주정치가 제대로 기능할 수 없을 정도로 정당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또 헌법이 정당을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무소속 입후보자에게 정당추천 입후보자보다 두배나 되는 금액을 기탁하도록 하여 선거에 있어서의 경쟁조건을 무소속 입후보자에게 현저하게 불리하게 만들고 그 입후보를 억제하는 것은 헌법 제41조의 평등선거원칙에 반하고 헌법 제11조의 평등보장규정에 위배되는 것이다.
국회의원선거법이 유효투표 총수의 3분의 1을 얻지 못한 낙선자의 기부금을 국고에 귀속시키게 하는 것은 비교법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그 기준이 너무 엄격하여 국가 존립의 기초가 되는 선거제도의 원리에 반하고 선거경비를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는 헌법 제116조에도 위반된다.
다만 국회의 권위와 동질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선거법의 개정은 국회가 스스로 하고 그간에 재선거나 보궐선거가 있을 때까지 그 효력을 지속시키는 것이 합당하기 때문에 주문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선고하면서 일정기한까지 그 효력을 지키도록 한다.
이에 대하여 변정수 재판관은 헌법재판소는 위헌여부만을 분명히 결정하여야 하며 위헌결정은 선고일로부터 즉시 그 효력을 발생하는 것이지 임의로 그 효력발생시기를 정할 수 없다며 헌법불합치의 변형결정에 대하여 반대의견을 제시하였고, 김진우 재판관은 법률조항을 실효시킬 때 국가의 존립에 위해를 미칠 법의 공백등과 같이 위헌결정의 효력을 일시배제하여야 할 극히 이례적인 경우에만 예외가 가능하다면서 이 사건의 경우 위헌결정일로부터 그 효력을 상실케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사후경과
국회는 헌법재판소의 위 결정이 내려진 후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을 새로이 제정하여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자에게 정당추천 입후보자와 무소속 입후보자를 차별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1천만원의 기탁금을 요구하는 한편 기탁금의 국고귀속요건도 완화하였다(1994. 3. 14. 법률 제4739호,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6조 제1항 제1호).
한편 헌법재판소의 위 결정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타협입법에 쐐기를 박았다는 종합적인 평가와 함께 불합치선언된 법률조항들이 개정될 경우 제14대 국회의원선거때부터는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서민계층이나 20, 30대 젊은 세대들에게 정당소속 또는 무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을 크게 넓혔다거나(동아일보 1989. 9. 8.), 위 결정이 차등선거의 폐습을 제거함과 아울러 위 결정으로 마구잡이 입후보를 막을 보완대책도 필요하게 되었다(중앙일보 1989. 9. 8.)는 보도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