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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기본권 및 형사관계에 관한 결정 89헌마56 군검찰관의 공소권행사에 관한 헌법소원 별칭 : 얼차려 사건 종국일자 : 1989. 10. 27. /종국결과 : 인용(취소)

D89M056.hwp 판례집 1권 309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범죄혐의가 없음이 명백한 사안인데도 군검찰관이 무혐의처분을 하지 않고 기소유예처분을 하는 것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인지의 여부가 문제된 사안으로서, 최초로 행복추구권을 구체적인 권리로서 인정하여 군검찰관의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한 사건이다.
병장으로 근무하던 청구인이 총검술 교육을 받던 중 훈련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청구인보다 군부대생활을 적게 한 총검술교관인 하사로부터 얼차려(기합)의 일환으로 선착순 구보명령을 받았으나 청구외 상병 갑(甲)과 함께 이에 불응하자 싸움이 일어났는데 이 과정에서 청구인은 눈부상을 입어 의병제대하였다. 그런데 군사법경찰관이 청구인을 이러한 선착순 구보명령거부를 항명죄로 입건 수사하였고, 이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관은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불복종한 사실은 인정되나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청구인에 대한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함이 상당하다고 하면서 청구인의 항명죄 혐의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한편, 군검찰관은 청구인과 같이 위 구보명령을 거부한 갑(甲)에 대하여는 항명죄로 기소하였으나 보통군사법원과 고등군사법원에서 그 부분에 대하여 무죄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선착순 구보명령의 불복종이 항명죄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하므로 군검찰관으로서는 마땅히 무혐의처분을 해야 함에도 기소유예라는 실질적인 유죄결정을 내림으로써 청구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또한 위 항명사건으로 입은 청구인의 부상이 청구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것이라는 이유로 공상처리가 안되어 청구인은 군인연금법상 상이연금, 장해보상 등도 받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형사재판에서 청구인의 무고함을 적극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등 공권력의 잘못된 행사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행복추구권의 구체적 권리성을 인정하여 군검찰관의 기소유예처분이 위헌이라고 확인한 다음 이를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헌법소원의 적법성 요건과 관련하여 검찰관이 하는 기소유예처분이란 공소제기함에 충분한 혐의가 있고 소송조건도 구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관이 제반사항을 고려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처분으로 헌법 제68조 제1항의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 검찰관이 범죄혐의가 없음이 명백한 사안을 놓고 자의적이고 타협적으로 기소유예처분을 했다면 헌법이 금하고 있는 차별적인 공권력의 행사가 되어 그 처분을 받은 자는 헌법 제11조 소정의 평등권의 침해를 이유로 당연히 소원적격을 갖게 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공소제기에 충분한 혐의가 있다고 인정한 기소유예처분이 유죄판결에 준하는 취급을 받아 법률적, 사실적 측면에서 사회생활에 유형, 무형의 불이익과 불편을 주는 것이 실상이라면 어느 모로 보아도 혐의없고 무고함에 의심없는 사안에 대해 군검찰관이 자의로 기소유예처분에 이른 것은 헌법 제10조 소정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총검술교관인 하사가 청구인에 대하여 발한 얼차려 명령은 그 위임받은 총검술실시의 범위를 넘어 선 것으로 이는 그 권한의 범위를 벗어난 명령이고 얼차려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적법절차를 무시한 명령이며, 그 내용도 얼차려 관련 규정이 허용하지 않는 내용으로서 정당한 얼차려가 아닌 가혹행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전체적으로 보아 얼차려 명령은 항명죄의 객체인 상관의 정당한 명령이 될 수 없음이 명백하다.
따라서 청구인이 총검술교관인 하사의 얼차려명령을 따르지 아니한 사안에 대하여 검찰관이 단순히 군상사의 명령이라는 이유만으로 항명죄의 객체인 정당한 명령으로 단정한 끝에 항명죄가 성립한다고 보고(징계사유의 해당여부는 별론일 것이다)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자의금지의 원칙을 위배한 처분으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였음에 틀림없으며 이에 의하여 부당하게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은 종래 군에서 행해진 사병에 대한 얼차려에 대해서 적법절차를 벗어난 얼차려명령은 가혹행위에 다름아닌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선언하면서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사건으로서 최초의 인용결정이었다. 또한 이 결정은 헌법재판소의 창설 이후 최초로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의 침해를 인정한 것으로서 행복추구권의 구체적 권리성을 확인해 준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하겠다. 행복추구권은 1980년의 헌법에서 수용된 이래 그동안 그 성격과 내용에 대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었고 학설상으로는 행복추구권의 독자적인 권리성에 대해 의문을 가진 이도 있었던 것인데 이 결정은 이러한 구체적 권리성여부에 관한 논란을 종결시켰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행복추구권을 인정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내용이나 헌법적 의미 등에 대하여는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이 결정 이후 1991년 6월 3일 선고한 89헌마204 사건과 1992년 4월 14일 선고한 90헌바23 사건 등에서 행복추구권 속에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 등이 포함되어 있고, 일반적 행동자유권에서 계약의 자유가 파생된다고 봄으로써 행복추구권의 내용을 점차 구체화하는 결정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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