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 노동 등 사회관계에 관한 결정
89헌가103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 등에 대한 위헌심판
별칭 : 노동쟁의제3자개입금지 사건
종국일자 : 1990. 1. 15. /종국결과 : 합헌
D89k103.hwp
판례집 2권 4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노·사관계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노사간의 쟁의행위에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노동쟁의조정법의 규정에 대하여 합헌이라고 결정한 사건이다.
노동쟁의조정법(1986. 12. 31. 법률 제3926호로 개정된 것) 제13조의2는 직접 노동관계를 맺고있는 노동조합 또는 사용자 기타 법령에 의하여 정당한 권한을 가진 자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당사자를 조종·선동·방해하거나 개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동법 제45조의2는 이를 위반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에 대하여 근로자들이 헌법에 의하여 보장된 근로3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기 위하여서는 노동문제전문가·학자·법률가 등 제3자의 조언이나 조력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도 위 규정이 이를 제한하고 있어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제청신청인은 도시산업선교회의 목사로서 택시회사 근로자들의 노동쟁의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였다고 하여 위 법률조항에 의하여 공소제기되자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 및 동법 제45조의2의 위헌여부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청주지방법원은 그 신청을 받아들여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제3자개입금지를 규정한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의 입법취지를 언급한 다음 위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위 법률조항은 쟁의행위에 제3자가 개입할 경우에 우려되는 쟁의행위의 본질의 왜곡을 방지하려는 데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근로3권을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다. 즉 위 법률조항은 근로자들이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 또는 당해 노동조합이 가입한 산업별 연합단체인 노동조합으로부터는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두고 있고, 동 조항이 금지하는 조종·선동·방해행위는 그 어느 것이나 근로자들을 단순히 조력한다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서 노동관계 당사자의 자주적 의사결정에 의한 노동쟁의의 발의·계획·수행 및 해결을 왜곡·저해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단체행동권의 목적에서 도출되는 허용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행위만을 금지하고 있는 위 법률조항은 헌법이 인정하는 근로3권의 범위를 넘어선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입법일 뿐 근로자가 단순한 상담이나 조력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므로 근로3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평등원칙에 관하여 보면 제3자개입금지조항은 노동자측의 개입뿐만 아니라 사용자측의 개입에 대하여서도 마찬가지로 규정하고 있고 노동자들이 변호사나 공인노무사 등의 조력을 받는 것과 같이 근로3권을 행사함에 있어 자주적 의사결정을 침해받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필요한 제3자의 조력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므로 근로자와 사용자를 실질적으로 차별하는 불합리한 규정이 아니다.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관하여 보면 제3자개입금지규정 중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한 행위란 쟁의행위에 개입한 제3자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평가하여 노동관계 당사자의 자유롭고 자주적인 의사결정에 대하여 영향을 미칠 목적아래 이루어진 간섭행위를 포괄하는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으로서 위 행위에의 해당여부는 누구나 예견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그 구성요건이 헌법 제12조 제1항이 요구하는 명확성을 결하여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하여 김진우, 이시윤 재판관은 제3자개입금지규정과 그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은 그 적용범위를 좁혀 적법한 쟁의행위과정에 제3자가 개입한 경우에는 위 법률조항들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한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조건으로 그 한도내에서 합헌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김양균 재판관은 정당한 이유없이 쟁의행위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 쟁의행위를 발생케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을 조건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변정수 재판관은 제3자개입금지규정은 지나치게 모호하기 때문에 명확성원칙에 반한다는 등의 이유로 단순위헌을 선언해야 한다고 하였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에 대하여는 노동현실에서 이 법률조항이 선의의 제3자의 정당한 행위까지 봉쇄할 수 있는 독소조항으로 작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의 다수의견이 제3자개입금지조항에 대하여 한정합헌도 아닌 단순합헌을 선언한 것은 노동문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보수적인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노동계와 일부 언론의 지적이 있었다(한겨레 신문 1990. 1. 18.).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이 법률조항이 근로3권을 행사함에 있어 자주적 의사결정을 하는데 필요한 제3자의 조력을 받는 것을 금하는 것이 아니며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당사자를 조종·선동·방해하는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는 전제를 명확히 하고 있고 쟁의행위의 왜곡의 방지라는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