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 노동 등 사회관계에 관한 결정
92헌마68등
1994학년도 신입생선발입시안에 대한 헌법소원
별칭 : 서울대학교입시요강 사건
D92m068.hwp
판례집4권 659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국립대학교인 서울대학교가 2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면서 입시요강변경을 통하여 일본어를 외국어선택과목에서 제외한 것이 대학입학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수험생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결정한 사건이다.
교육부는 1994학년도부터 적용될 새로운 대학입학시험제도를 확정하고 대학입학시험제도개선안을 작성하여 1991년 4월 2일 각 대학에 통보하였다. 이에 따라 서울대학교는 1992년 4월 2일 2년간의 준비기간을 두어 '1994학년도 대학입학고사 주요요강'을 발표하면서 인문계열의 선택과목 가운데 일본어를 제외시켰다. 청구인들은 고등학교 1, 2학년에 재학중인 학생들로서 각기 1995년도나 1994년도 대학입학고사에 응시할 예정이었는데 서울대학교가 대학별 고사방법을 정함에 있어 위와 같이 일본어를 제외한 것을 문제삼아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1994학년도 대학입학고사 주요요강'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판단한 다음 위 요강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청구를 기각하였다.
적법성 요건과 관련하여 대학입학고사 주요요강이 사실상 준비행위 내지 사전안내로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행사는 아니지만 그 내용이 국민의 기본권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내용이고 앞으로 법령의 뒷받침에 의하여 그대로 실시될 것이 틀림없을 것으로 예상되어 그로 인하여 직접적으로 기본권 침해를 받게 되는 사람에게는 사실상의 규범작용으로 인한 위험성이 이미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국립대학교도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율성이라는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으므로 서울대학교가 공권력행사의 주체인 동시에 기본권의 주체라는 점도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대학의 입학시험제도에 대한 결정권은 대학에 보장된 자율권행사의 테두리 안에 있다. 즉 서울대학교의 입시요강이 일본어를 외국어 선택과목에서 제외시킴으로써 일본어를 외국어 선택과목으로 선택하여 입시준비를 해 온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서울대학교가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율권이라고 하는 기본권의 주체로서 자신의 주체적인 학문적 가치판단에 따른,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의 적법한 자율권행사의 결과 초래된 반사적 불이익이어서 부득이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서울대학교가 일본어를 선택과목에서 뺀 대신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필수과목으로서 모든 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한문을 다른 외국어와 함께 선택과목으로 채택하였을 뿐더러 '94학년도 대학입학고사 주요요강'을 적어도 2년간의 준비기간을 두고 발표함으로써 청구인 등 고등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있던 1·2학년생 학생들로 하여금 2년 후 또는 3년 후에 서울대학교 입학시험을 치르는데 그다지 지장이 없도록 배려까지 하고 있다 할 것이므로 서울대학교의 위와 같은 조치는 청구인들의 신뢰이익이나 교육의 기회균등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이에 대하여 조규광 재판관은 청구인과 피청구인의 관계를 기본권주체 상호간의 관계가 아닌 기본권주체와 공권력담당자와의 관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고등학교 2학년인 청구인의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그의 평등권,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 신뢰이익이 침해되었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제시하였고, 김양균 재판관은 위 대학입학고사 주요요강은 충분한 경과조처의 미비로 인하여 위헌적인 공권력의 행사라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과 관련하여 국립대학교의 입시요강 결정행위를 국민 대 국가의 관계가 아닌 기본권주체 상호간의 관계로 파악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였으나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의 측면에서는 공권력행사의 개념을 넓게 인정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침해에 대한 구제의 길을 넓게 확보하고자 하는 헌법재판소의 의지가 담긴 결정으로 평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