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분야별 주요판례

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89헌마31 공권력행사로 인한 재산권침해에 대한 헌법소원 별칭 : 국제그룹해체 사건 종국일자 : 1993. 7. 29. /종국결과 : 인용(위헌확인)

D89m031.hwp 판례집 5-2권 87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국제그룹해체를 위하여 행한 일련의 공권력의 행사가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기업활동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사건이다.
청구인은 주식회사 국제상사를 주력기업으로 하여 20여개의 회사를 계열기업으로 한 세칭 국제그룹의 창업자로서 국제그룹 계열사들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1985년 제5공화국 정권하에서 국제그룹의 주거래 은행인 주식회사 제일은행이 국제그룹의 해체방침을 발표하고 그에 따른 일련의 후속조치로 국제그룹이 해체되었는데 국제그룹의 해체는 헌법상의 자유민주적 경제질서에 대한 관치행정의 표본으로 인구에 회자되어 왔으며 그 순수성 및 정당성이 의심되어 왔다.
청구인은 제5공화국 당시 재무부장관이 대통령에 보고하여 그의 지시를 받아 국제그룹의 해체와 인수업체를 결정한 다음 제일은행장등에 대하여 국제그룹계열사에 대한 은행자금관리에 착수하게 하고 계열사의 처분권을 위임받게 하는 등 해체준비를 지시하면서 동시에 국제그룹해체에 관한 언론발표를 지시하는 일련의 공권력행사로 인하여 청구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공권력행사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재판관 8인의 다수의견으로 헌법소원심판 청구의 적법성을 인정하고 정부가 국제그룹해체를 위하여 행한 일련의 공권력의 행사는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청구인의 기업활동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국가의 공권력이 사기업인 은행의 자율에 맡기지 않고 그 경영에 가부장적·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기업 스스로의 문제해결능력 즉 자생력만 마비시키는 것이며 시장경제원리에의 적응력을 위축시킬 뿐이므로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의 존중을 기본으로 하는 헌법 제119조 제1항의 규정과는 합치될 수 없는 것이다. 정부가 법률적 근거없이 사기업의 경영권에 개입하여 힘으로 이를 제3자에게 이전시키기 위한 공권력의 행사는 헌법 제126조 소정의 개인기업의 자유와 경영권 불간섭의 원칙을 직접적으로 위반한 것이다.
공권력이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의무를 부과하는 일은 예측가능한 법률에 근거를 두어야 하고 이는 기업의 경영권에 개입하고 제한할 때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므로 법률상 근거없는 공권력의 행사는 법치국가적 절차를 어긴 것이며 또 법률상 무권한의 자의적인 공권력의 행사였다는 점에서 헌법 제11조 소정의 평등의 원칙의 파생인 자의금지의 원칙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재무부장관이 대통령에게 건의 보고하고 그의 지시를 받아 청구인 경영의 국제그룹을 해체키로 기본방침을 결정하고 그 인수업체를 정한 후 이의 실행을 위하여 제일은행장 등에 지시하여 국제그룹계열사에 대한 은행자금관리에 착수하게 하고 제일은행 앞으로 처분위임장 등으로 계열사의 처분권을 위임받게 하는 등 해체준비를 하도록 하면서 재무부장관이 만든 '국제그룹정상화대책' 표제의 보도자료에 의거하여 제일은행의 이름으로 언론에 발표하도록 하는 등 국제그룹해체를 위하여 한 일련의 공권력 행사는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 헌법 제119조 제1항, 제126조, 제11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기업활동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최광률 재판관은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이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각하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은 법치주의의 의미를 명백히 선언하고 법앞의 평등, 시장경제질서의 의미를 확립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법치주의 발전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결정 직후 언론들은 이 결정에 주목하여 그 의미와 파장을 심층적으로 보도하였다.
신문의 사설에 따르면 이 결정은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정부와 국민경제의 핵심주체인 기업에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데, 하나는 비록 대통령의 권한행사라 할지라도 헌법의 테두리안에서 합법적 절차를 거쳐 이뤄져야 하며 법치행정의 준수가 요구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개인 기업의 자유와 정부의 경영불간섭원칙이 새삼 강조되면서 이제 양자의 관계가 시장경제 원리에 맞게 정립되도록 스스로의 노력과 책임의식이 더욱 필요하게 되었다고 하였다(중앙일보 1993. 7. 30.).
이 결정에서 제일은행장을 통하여 이루어진 국제그룹해체가 왜 권력적 사실행위에 의한 기본권침해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헌법이론적인 논증으로서 소위 '연장이론'에 의거 재무부장관이 제일은행장에 행한 강압적인 지시라는 권력적 사실행위가 먼저 제일은행의 기본권을 침해하였고 이러한 제일은행의 기본권 침해의 직접적인 연장효과로서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된 것이라고 법리구성을 할 수 있었다는 견해가 있었다(허영, 판례월보 280호, 1994년 1월호).
이 결정에 따라서 국제그룹창업자인 청구인은 해체된 기업들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획득하였다. 그러나 그후의 일련의 진행상황들은 반드시 청구인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었다. 1994년 5월 4일 서울고등법원은 청구인이 한일합섬을 상대로 냈던 주식인도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그 주식에 대한 매매계약은 무효가 아니며 취소할 수도 없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하였다. 재판부는 정부가 법적 근거없이 기업활동의 자유를 침해한 것은 잘못이지만 이러한 사실만으로 개인간의 계약까지 사회질서에 반하거나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판결은 공권력의 남용이 국제그룹의 해체를 초래했으므로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내용이 주식인도계약이라는 사법행위의 핵심적 전제로서 내재되어 있는 것을 가볍게 평가함으로써 결국 민법상 무효사유에 대한 일반조항의 해석에 헌법상의 기본권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청구인은 전두환 전대통령과 국제그룹을 인수했던 기업체 대표들을 업무상 배임, 공갈, 강도 등으로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하였으나 1994년 9월 13일 혐의없음 결정을 받은 바 있다. 신한투자금융 주식반환 소송에서는 청구인측이 승소하였는데 1994년 12월 13일 대법원은 국제그룹 해체 당시 신한투자금융 주식이 제일은행으로 양도되었던 것은 강박에 의한 것이었으므로 제일은행은 전소유자 김종호에게 주식 130만주를 반환하라고 판결하였다.

홈페이지 개선의견홈페이지에 대한 기능, 구성, 콘텐츠 내용 등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십니까?

top 헌재톡
전자헌법
재판센터

민원상담(02)708-346009:00~18:00

시스템 이용 문의(02)708-381809:00~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