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92헌가15등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제9조 제1항
별칭 : 환매기간제한 사건
D92k015.hwp
판례집 6-1권 38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토지의 환매기간을 제한한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제9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사건이다.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1991. 12. 31.법률 제4484호로 개정된 것) 제9조 제1항은 "토지 등의 취득일부터 10년 이내에 당해 공공사업의 폐지·변경 기타의 사유로 인하여 취득한 토지 등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없게 되었을 때에는 취득 당시의 토지 등의 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이하 '환매권자'라 한다)은 필요없게 된 때로부터 1년 또는 취득일부터 10년 이내에 토지 등에 대하여 지급한 보상금의 상당금액을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고 그 토지 등을 매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제청신청인들은 창원시에 각기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창원공업기지 제2단지 공장부지조성사업의 시행자인 산업기지개발공사는 위 공공사업의 철도부지로 필요하다 하여 위 법률에 근거하여 1978년경 제청신청인들로부터 위 토지들을 각 협의취득하여 1979년 8월 16일경까지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으나, 그로부터 약 3년 후 위 토지들의 일부만이 위 공공사업의 철도부지로 이용되어 그 철도공사가 완성되고 나머지 토지들은 위 창원공업기지 제2단지 조성사업에 이용되지 않은 채로 1990년 11월 23일 그 조성사업이 준공되었다.
이에 제청신청인들은 창원지방법원에 위 산업기지개발공사의 재산과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 한국수자원공사를 피고로 하여 위 공장부지조성사업에 이용되지 아니한 토지들은 1990년 11월 23일자로 위 공공사업에 필요없게 되었으므로 그로부터 1년 이내에 소장 송달로써 환매의 의사표시를 한 제청신청인들에게 각 해당 보상금상당액을 수령함과 동시에 위 법률 제9조 제1항의 환매를 원인으로 그 토지들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위 법률조항의 환매요건 중 취득한 토지 등의 전부 또는 일부가 당해 공공사업에 필요없게 된 때의 기한을 '토지 등의 취득일부터 10년 이내에'로 제한하고 있는 부분은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라 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상의 협의취득의 법적 성격을 규명한 다음 동법 제9조 제1항 중 그 첫머리의 '토지 등의 취득일부터 10년 이내에'라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공용수용은 헌법 제23조 제3항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국민의 재산권을 그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으로라도 취득해야 할 공익적 필요성이 있을 것, 법률에 의거할 것, 정당한 보상을 지급할 것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하므로 일단 공용수용의 요건을 갖추어 수용절차가 종료하였다고 하더라도 그후에 수용의 목적인 공공사업이 수행되지 아니하거나 또는 수용된 재산권이 당해 공공사업에 필요없게 되거나 이용되지 아니하였다고 한다면 수용의 헌법상 정당성과 공공사업시행자에 의한 재산권 취득의 근거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수용된 토지가 당해 공익사업에 필요없게 되거나 이용되지 아니하였을 경우에 피수용자가 그 토지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는 권리 즉 토지수용법 제71조 소정의 환매권은 헌법상의 재산권 보장규정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권리라고 할 수 있고 또 이 권리는 피수용자가 수용 당시 이미 정당한 손실보상을 받았다는 사실로 말미암아 부정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피수용자가 정당한 손실보상을 받는 것은 단지 수용요건 중의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서 피수용자가 손실보상을 받고 소유권의 박탈을 수인할 의무는 그 재산권의 목적물이 공공사업에 이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에 의한 협의취득은 비록 법형식에 있어서는 사법상의 매매계약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협의취득의 과정에는 동법 제5조, 제6조 등 여러가지 공법적 규제가 있고 동법의 배후에는 토지수용법에 의한 강제취득방법이 사실상의 후속조치로 남아 있어 토지 등의 소유자로서는 협의에 불응하면 바로 수용을 당하게 된다는 심리적 강박감으로 인하여 실제로는 그 의사에 반하여 협의에 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 협의취득은 이를 헌법 제23조 제3항 소정의 '재산권의 수용'과 동일한 것으로 다루는 것이 상당하다.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보다 현실을 직시하여 공권력이 사법상 법률행위의 형식을 빌려 헌법의 재산권(기본권) 보장기능을 약화 또는 형해화하는 등 여러 가지 반헌법적 사태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건전한 헌법해석이라 할 것이므로 위 특례법 제9조의 환매권도 토지수용법 제71조 소정의 환매권과 마찬가지로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권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위 특례법 제9조 제1항 소정의 '토지의 취득일로부터 10년 이내'라는 환매기간의 설정은 필요하고 또 그 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적정성을 잃었다고 볼 수 없는 것으로 국민의 재산권 보장에 관한 헌법상의 기본이념에 저촉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조규광, 한병채, 김양균 재판관은 위 특례법에 의한 협의취득은 단순한 사법상의 매매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므로 동법상의 환매권 역시 헌법상의 요청에 따라 종전 소유자에게 보장되는 권리는 아니고 다만 종전 소유자의 감정과 공평의 이념을 고려하고 공공사업에 필요한 토지의 원활한 조달을 위하여 입법정책상 인정된 권리에 불과하다고 할 것인바, 그 환매권의 내용과 요건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속하는 것으로 헌법상 재산권 보장규정의 침해여부가 문제될 수 없으므로 위 특례법 제9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별개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사후경과
이 사건 결정후 헌법재판소는 1995년 2월 23일 92헌마256등 징발재산정리에관한특별조치법 제20조의2 제1항 위헌확인 사건에서 징발재산정리에관한특별조치법 제20조 제1항에 의한 환매권도 헌법 제23조 제1항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권리라고 판시하였다. 그 결정이유를 보면 징발재산정리에관한특별조치법에 의한 토지 등의 매수는 이미 징발법시행 당시 징발된 재산 중 군사상 긴요하여 군이 계속 사용할 필요가 있는 사유재산을 국가가 매수하는 것으로서 그 매매절차에 있어 징발매매는 피징발자가 국방부장관의 매수통지에 응하지 않더라도 국방부장관의 매수결정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성립되게 되어 있으므로 징발매매는 매매라는 법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헌법 제23조 제3항에 의한 공용수용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징발재산정리에관한특별조치법 제20조 제1항에 의한 환매권도 헌법 제23조 제1항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권리임을 확인한 결정은 위 결정을 비롯하여 1996년 4월 25일 95헌바9 징발재산정리에관한특별조치법 제20조 제1항 위헌소원 사건의 결정에 이르기까지 모두 6건에 달한다.
헌법재판소의 위 결정들은 토지수용법 소정의 환매권이 헌법상 재산권 보장규정으로부터 직접 도출되는 권리임을 인정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및 징발재산정리에관한특별조치법 소정의 환매권까지도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권리라고 판시하고 있는바, 이는 공권력이 사법상 법률행위의 형식을 빌림으로써 헌법의 재산권 보장기능을 약화 내지 형해화시키는 사태를 방지하였다는 점에서 현실을 직시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데 기여한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