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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등 정신적 자유에 관한 결정 93헌가4등 구 대통령선거법 제36조 제1항 등 위헌제청 별칭 : 선거운동주체제한 사건

D93k004.hwp 판례집 6-2권 15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일반국민의 선거운동을 포괄적, 전면적으로 금지한 구 대통령선거법 규정에 대하여 위헌결정한 사건이다.
구 대통령선거법(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폐지된 것) 제34조는 당해 후보자의 등록이 끝난 때로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제36조 제1항 본문은 정당·후보자·선거사무장·선거연락소장·선거운동원 또는 연설원이 아닌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선거운동 주체를 포괄적으로 제한하고 있었다.
제청신청인 갑(甲)은 14대 대통령선거 직전인 1992년 12월 부산 초원복집에서 부산지역의 기관장들과 회식하는 자리에서 김영삼 당시 민자당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혐의로 서울형사지방법원에, 제청신청인 을(乙)은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 구 대통령선거법위반죄로 각 기소되었는데, 서울형사지방법원은 위 갑의 신청에 따라 구 대통령선거법 제36조 제1항 본문과 그 벌칙조항인 제162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을의 신청에 따라 위 법률조항들과 동법 제34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한편 이 사건 심판 계속중인 1994년 3월 16일 선거운동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법률 제4739호)이 제정·시행됨으로써 위 대통령선거법은 폐지되었고, 신법 제58조 제2항, 제60조 제1항은 원칙적으로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한 다음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사람들을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일반국민의 선거운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하였던 구 대통령선거법 제36조 제1항 본문과 그 벌칙조항에 대하여는 위헌이라고 선언하고, 선거운동의 기간을 제한한 동법 제34조와 그 벌칙조항에 대하여는 합헌이라고 결정하였다.
국민이 선거과정에 참여하는 행위는 국민의 주권행사 내지 참정권행사의 의미를 지니므로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행하여질 수 있도록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나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하여 어느 정도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가 불가피하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으나 이 과정에서 입법자는 자유와 공정의 두 이념을 슬기롭게 조화하여야 한다.
구 대통령선거법 제36조 제1항 본문과 제34조에서 공히 사용되고 있는 '선거운동'의 개념과 관련하여 보면 동법 제33조는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애매하고 불명확한 요소가 없지 않으나 위 법률조항들의 입법목적, 선거운동 규제조항의 전체적 구조 등을 고려하면 단순한 의견개진과 구별되는 가벌적 행위로서의 선거운동은 당선 내지 득표에의 목적성, 그 목적성의 객관적 인식 가능성, 능동성 및 계획성이 요구되는 것으로 풀이되어 일반인 누구라도 선거운동과 단순한 의견개진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동법 제34조는 '당해 후보자의 등록이 끝난 때로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지만 선거운동의 시기(始期)를 당해 후보자의 등록이 끝난 때로부터 정한 것이나 선거운동의 종기(終期)를 선거일 전일로 정해 놓은 것은 모두 합리적 이유가 있고 그에 따라 선거운동이 가능한 기간이 28일 내지 23일이 되는바, 대중정보매체가 광범위하게 보급되어 있고 전국이 1일 교통권에 들어간 현재의 교통수단 등에 비추어 이 정도의 기간제한을 두고 헌법위반의 과도한 제한이라 볼 수 없다.
그러나 동법 제36조 제1항 본문은 "정당·후보자·선거사무장·선거연락소장·선거운동원 또는 연설원이 아닌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일반국민이 선거권자라는 신분만으로는 전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넘어 국민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21조(표현의 자유), 제24조(선거권) 및 국민주권주의 원칙과 자유선거의 원칙에 위반된다. 즉 선거의 공정성을 위한 규제의 요체는 선거자금의 규제, 금권 및 관권의 개입차단, 언로의 개방을 통한 흑색선전·허위사실 유포의 차단에 있는 것이지 일반국민의 선거운동을 포괄적·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되어서는 아니되며 구 대통령선거법은 법정 선거운동방법 외의 일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면서 개별 선거운동방법에 대하여도 상세한 규제조항을 두고 있는 등 선거운동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에 대한 여러 금지 및 처벌규정을 두고 있어 이러한 규제조항들만으로도 공정선거를 이루는데 부족함이 없는 터에 이에 더하여 일반국민의 선거운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한 것은 필요한 최소한도의 제한을 넘어서는 것이고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공익이 선거운동의 형태로 나타나는 참정권,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을 전면적으로 희생하여도 좋을 만큼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 새로이 제정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8조 제2항, 제60조 제1항에서 선거운동의 주체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한 다음 공무원 등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사람들을 구체적·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바, 신법의 입법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뜻에서 신법 제260조 제1항에 열거한 자 외의 사람들까지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다.
이 결정에 대하여는 동법 제36조 제1항 본문을 위헌으로 볼 수 없다는 김진우, 한병채 재판관의 반대의견이 있었고 이 결정으로 인하여 구 대통령선거법하에서 치러진 대통령선거는 민주적 정당성이 상실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변정수 재판관의 보충의견이 있었다.

다. 사후경과

이 사건 결정은 선거운동의 헌법적 의의, 그 규제원리 및 규제의 한계, 선거운동의 개념에 관한 기본적이고 중요한 판시들을 포함하고 있어 선거운동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문제되는 후속 사건에서도 판단기준과 방향을 제공하는 선도적 판례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7조(단체의 선거운동 금지)에 대한 1995년 5월 25일 95헌마105 결정, 동법 제59조(선거운동기간) 및 제112조 제2항 제2호(기부행위의 정의 및 제한기간 등)에 대한 1995년 11월 30일 94헌마97 결정, 동법 제89조 제1항, 제2항(유사기관의 설치금지 등), 제93조 제3항(선거운동용 신분증명서 등 발급금지), 제111조(의정활동 등 보고의 제한) 및 제150조 제3항 내지 제5항(후보자기호 결정방법)에 대한 1996년 3월 28일 96헌마9등 결정, 동법 제111조, 제141조 제1항(당원단합대회의 제한), 제142조 제1항(당직자회의의 제한) 및 제143조 제1항(당원교육의 제한)에 대한 1996년 3월 28일 96헌마18등 결정, 동법 제230조 제1항 제3호, 제4호, 제2항, 제3항(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대한 1997년 3월 27일 95헌가17 결정, 동법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제한) 및 제230조 제1항 제1호(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대한 1997년 11월 27일 96헌바60 결정 등의 후속결정은 이 결정과 같은 맥락에서 선거운동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성을 조화시키고 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고 위헌심사를 하여 모두 합헌이라고 판단하였다.
이 일련의 결정들 중 동법 제111조에 대한 결정은 사회적 주목을 끈 결정이었다. 이 조항은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선거기간 전에도 의정활동보고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국회의원이 아닌 예비후보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기회균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보고는 국회의원의 정치적 책무이고 고유한 직무활동으로서 선거운동기간 개시후에 한하여 의정활동보고를 금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선거운동기간 개시전의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국회의원이 아닌 예비후보자를 국회의원인 예비후보자에 비하여 불합리하게 차별대우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국회의원이 의정활동보고라는 명목하에 실질적인 선거운동을 함으로 인하여 사실상 선거운동기회의 불균형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법집행의 불철저로 인한 사실상의 불평등일 뿐 법률상의 불평등은 아니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김문희, 황도연, 정경식, 신창언 재판관은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행해지는 의정활동보고는 선거운동으로서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그 결과 국회의원인 예비후보자는 다른 예비후보자에 비하여 사실상 더 긴 기간 동안 더 많은 선거운동의 기회를 갖게 되므로 동법 제111조는 선거운동에 있어서의 기회균등을 박탈한 것이라는 위헌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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