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92헌바49 등
토지초과이득세법 제8조, 제10조 등 위헌소원
별칭 : 토지초과이득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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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집 6-2권 64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1989년 계속되는 지가의 앙등과 토지투기의 악순환, 그에 따른 빈부의 차이의 심화와 국민간의 이질감 형성을 시정하고자 제정한 토지초과이득세법의 규정들이 토지소유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어 토지초과이득세법 전부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내린 사건이다.
토지초과이득세법(1993. 6. 11. 법률 제4563호로 최종개정된 것) 제8조 제1항은 개인이 소유하는 토지 중 토지초과이득세의 과세의 대상으로 무허가 건축물의 부속토지(제4호 다목), 임대에 쓰이고 있는 토지(제13호) 등을 규정하고, 동법 제10조는 위 이득세의 세액계산방법을 규정하며, 동법 제11조는 실현되지 아니한 가상이득에 대하여 과세하는 토지초과이득세의 과세표준 및 지가산정방법을 정하고 있고, 동법 제12조는 50%의 단일비례 토초세율을 규정하며, 동법 제22조는 세무서장이 납세의무자의 신청을 받아 물납을 받는 것을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청구인들은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대지에 대하여 관할 세무서장이 토지가 토지초과이득세법 제8조 제1항 제4호 다목 및 동조 제1항 제13호에 따른 유휴토지 등에 해당한다 하여 청구인에게 토지초과이득세를 부과·고지하자 서울고등법원에 위 토초세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청구인들은 위 법률 제8조, 제11조, 제12조 등은 조세법률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38조 및 제59조와 우리 헌법상의 경제질서조항인 제119조에 각 위반되며, 재산권의 보장에 관한 헌법 제23조에도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토지초과이득세법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면서도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동법에 대하여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다.
과세대상인 자본이득의 범위를 실현된 소득에 국한할 것인가 혹은 미실현이득을 포함시킬 것인가의 여부는 과세목적, 과세소득의 특성, 과세기술상의 문제 등을 고려하여 판단할 입법정책의 문제일 뿐 헌법상의 조세개념에 저촉되거나 그와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이 있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
과세표준 조항인 위 법률 제11조와 관련하여 보면, 동법상의 기준시가는 국민의 납세의무의 성부 및 범위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중요한 사항이므로 이를 하위법규에 백지위임하지 아니하고 그 대강이라도 그 법률 자체에서 직접 규정해 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동법 제11조 제2항이 그 기준지가를 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헌법 제38조 및 제59조가 천명하고 있는 조세법률주의 혹은 위임입법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한 헌법 제75조의 취지에 위반되나 성급하게 위 조문을 무효화할 경우 세정전반에 관한 일대 혼란이 일어날 것이므로 위 조항에 대해서는 위헌선언을 하는 대신 이를 조속히 개정하도록 촉구하는 것이 상당하다.
지가산정방법과 관련하여 보면, 전국의 표준지수가 적어 표준지 선택의 폭이 지나치게 좁고 개별토지 지가의 조사·산정업무를 이렇다 할 전문적 지식이 없는 하부행정기관의 공무원이 담당하도록 되어 있는 현행의 행정실태하에서는 토지초과이득 계측수단의 구조적인 미비점으로 인하여 토초세가 이득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원본에 대한 과세가 되어버릴 위험부담률이 높아져 결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할 개연성이 커지지 않을 수 없으므로 관계당국에 대하여 지가산정 관련법규의 정비와 아울러 그에 따른 행정의 개선책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촉구하는 것이 상당하다.
과세기간에 걸쳐 장기간 토지를 보유하는 경우, 전체 보유기간 동안의 지가의 변동상황에 대처함에 있어서는 아무런 보충규정도 두고 있지 않은 결과 장기간에 걸쳐 지가의 앙등과 하락이 반복되는 경우에 최초 과세기간 개시일의 지가와 비교할 때는 아무런 토지초과이득이 없는 경우에도 그 과세기간에 대한 토초세를 부담하지 않을 수 없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토초세 과세로 인하여 원본 자체가 잠식되는 경우로서 수득세인 토초세의 본질에도 반함으로써 헌법 제23조가 정하고 있는 사유재산보장권 취지에 위반된다.
50%의 단일비례세로 규정된 위 법률 제12조와 관련하여 보면, 토초세는 그 계측의 객관성 보장이 심히 어려운 미실현이득을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는 관계로 토초세 세율을 현행법과 같이 고율로 하는 경우에는 자칫 가공이득에 대한 과세가 되어 원본잠식의 우려가 있어서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을 침해하고 또한 토초세와 같은 이득에 대한 조세에 있어서는 조세의 수직적 공평을 이루어 소득수준이 다른 국민들 사이의 실질적인 평등을 도모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토초세는 어느 의미에서 양도소득세의 예납적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토초세의 세율체계를 단일비례세로 한 것은 소득이 많은 납세자와 소득이 적은 납세자 사이의 실질적인 평등을 저해하는 것이다.
유휴토지 등의 범위를 정하는 토초세법 제8조와 관련하여 보면,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은 각 국민으로 하여금 일정 면적내의 토지를 가구별로 고르게 소유하게 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삼고 있고 한편 국민 각자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서는 장차 주택을 소유하기 위하여 우선 택지만을 확보하여 둘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며 토지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측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당장의 토지이용에 급급한 무계획하고도 무질서한 건축행위가 남발될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토초세법은 위 법률에 따른 소유제한범위내의 택지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토초세 과세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바 이는 위 법률과 입법체계적으로도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헌법상의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의무 및 국가의 쾌적한 주거생활 보장의무에도 배치된다.
토초세 과세대상인 유휴토지 등에 임대용 토지를 포함시키고 있는 위 법률 제8조 제1항 제13호와 관련하여 보면, 위 법률조항은 임대토지를 원칙적으로 유휴토지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아무런 기준이나 범위에 관한 제한도 없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토지'를 유휴토지 등의 범위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국민에 대한 납세의무의 부과여부 자체가 입법권에 의한 아무런 통제없이 행정권에 의하여 좌우되도록 한 것으로서 헌법상의 위임원칙 및 헌법 제59조가 정하고 있는 조세법률주의와 충돌되고 토지소유자가 스스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토지소유자와 비교하여 불리한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것으로 헌법상 근거없이 토지임대인을 차별하는 것이며 토지소유자와 임차인 사이의 자본의 자유로운 결합을 방해함으로써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하는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제119조 제1항)에도 합치하지 않는다.
토초세액의 일부만을 양도소득세에서 공제하도록 규정한 위 법률 제26조 제1항과 제4항과 관련하여 보면, 토초세는 양도소득세와 같은 수득세의 일종으로서 그 과세대상 또한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의 일부와 완전히 중복되고 양세의 목적 또한 유사하여 어느 의미에서는 토초세가 양도소득세의 예납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한데도 위 법률조항이 토초세액 전액을 양도소득세액에서 공제하지 않도록 규정한 것은 헌법상의 조세법률주의상의 실질과세원칙에 위반된다.
이상과 같이 토초세법 중 일부는 헌법에 위반되고 일부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여 개정입법을 촉구할 대상이지만 위 각 위헌적 규정들 중 지가에 관한 제11조 제2항과 세율에 관한 제12조는 모두 토초세제도의 기본요소로서 그 중 한 조항이라도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면 토초세법 전부를 시행할 수 없게 될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는 헌법재판소법 제45조 단서 규정에 따라 토초세법 전부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위 법률은 개발이익환수에관한법률 및 여타 세법과의 사이에 구조적·내용적인 연계를 가지고 있어 당장 이를 무효로 한다면 법제 및 재정 양면에 걸쳐 적지 않은 법적 혼란과 공백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앞서 본 위헌적인 규정들을 합헌적으로 조정하는 임무는 입법자의 형성의 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며 당장 토초세법에 대한 단순위헌결정을 선고한다면 이 결정의 효력이 미치게 되는 이른바 '당해 사건' 관계자들과 현행법에 따라 토초세를 납부하고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다수의 납세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형평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입법자가 토초세법을 이 결정에서 밝힌 위헌이유에 맞추어 새로이 개정 또는 폐지할 때까지는 법원 기타 국가기관은 현행 토초세법을 더 이상 적용·시행할 수 없도록 중지하되 그 형식적 존속만을 잠정적으로 유지하게 하기 위하여 토초세법에 대하여 단순 위헌으로 결정하지 아니하고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다.
다. 사후경과
위 결정은 토지공개념법제에 있어 제도의 입법목적만을 내세워 조세법률주의나 국민의 재산권 보장을 소홀히 하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였으며 토초세의 과세과정에서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던 납세자들의 불만을 수용했다거나(중앙일보 1994. 7. 29.) 헌법재판소는 정책적 고려보다는 조세의 평등 등 헌법적 척도에서 문제를 규명한 것이라는(김성수, 헌재의 헌법불합치결정 과연 잘못된 결정인가, 법률신문 1994. 11. 10.) 긍정적인 평가와 헌법재판소가 기득권층의 재산권 보장에만 중점을 두고 전체 국민의 실질적 평등 내지 균형있는 발전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으며 토초세법이 수행해 온 토지투기의 방지 등 순기능은 외면한 채 이를 위헌으로 선고하여 토지공개념의 실현을 축소시켰다거나(서원우, 토지공개념의 재조명, 1994. 9. 24. 공법학회 발표논문) 기본 법률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명쾌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형식의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다(석종현, 토지초과이득세법 제10조등 헌법불합치결정, 한국토지공법학회 학술발표회 1994. 8. 20., 법률신문 1994. 8. 25.).
위 결정 이후 국회는 1994년 12월 22일 법률 제4807호로 헌법재판소의 지적사항을 반영하여 국민의 재산권보호를 강화하고 적정세부담을 기할 수 있도록 초과누진율체계를 도입하며 지가하락시의 보완규정을 마련하고 일정기간내 양도시 토지초과이득세를 양도소득세에서 전액 공제하도록 하는 한편 징세비용을 절감하고 조세마찰소지를 해소하기 위하여 정기과세의 경우 지가가 안정된 시기에는 전국 단위 과세를 중지하고 지가급등지역만 과세하는 내용으로 토지초과이득세법을 개정하였는데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토초세법 제8조를 임대용 토지 중 지상에 건축물이 있는 경우로서 건축물부속토지 기준내의 토지는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무주택자 1가구가 소유한 나대지의 과세제외 한도를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에 일치시키기 위하여 현행 1가구당 1필지 60평 내지 80평에서 200평까지 확대하는 내용으로 개정하였다.
또한 동법 제11조를 개정하여 기준시가 산정근거를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에 의한 공시지가로 하고 동 공시지가를 기초로 산정한 개별토지가격임을 법률에 명시하도록 하고 토지초과이득세가 과세된 토지의 지가가 다음 과세기간에 하락한 경우 그 다음 과세기간 과세표준 계산시 직전기 지가하락분을 이월하여 공제함으로써 토지초과이득세 과세로 재산원본이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하였다.
또한 적정세부담을 기하기 위하여 초과누진세율체계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같은 법 제12조를 개정하여 당해 과세기간의 과세표준이 1천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과세표준의 100분의 30의 세율을 그리고 과세표준이 1천만원 초과인 경우에는 1천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00분의 50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금액을 각각 그 토지초과이득세액으로 하도록 하였다.
이 입법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를 무의미화한 졸속입법이라는 비판이 있었다(남복현, 토초세법의 개정입법상 불비(不備)에 관하여, 법률신문 1995. 1. 9.).
특히 개정법률 부칙 제2조는 "이 법은 이 법 시행후 발생하는 토지초과이득에 대하여 적용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당해 사건 등에서 신법적용의 근거를 마련하지 아니하여 문제가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1995년 7월 27일 선고한 93헌바1등 사건에서 구 토지초과이득세법 (1989.12.30. 법률 제4177호로 제정되어 1993. 6. 11. 법률 제45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4호 나목 및 다목, 동조 제3항 중 '……취득 후' 부분, 동조 제5항, 제22조는 헌법에 각각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제2차 결정'이라 한다). 제1차 결정에서 구 토지초과이득세법 전부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음에도 제2차 결정에서는 구 토초세법의 위 각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결정의 효력이 소급적으로 미치게 되는 당해 사건 또는 병행사건에 관하여는 위 결정 이후 입법자에 의하여 개정된 법률조항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제1차 결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구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아서 이로 인한 하자는 행정처분의 취소사유에 해당할 뿐이므로 구법에 따른 토지초과이득세 부과처분은 당연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으며(96누1689) 제2차 결정전까지는 납세자들이 승소할 사건에 대하여 구법에 따라서 사건을 처리하였다.
그리고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제2차 결정에서 개정법률이 소급적용된다고 한 판시내용을 존중하여 우선 개정법률의 개정조항이 적용되어야 할 사건에 대하여는 개정법률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다른 한편 헌법재판소의 제1차 결정에서 명시적으로 위헌성이 지적되지 아니한 개정법률조항이 당해 사건에 적용될 것인지에 대하여도 개정법률이 납세의무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되지 아니하는 한 개정법률이 적용된다고 판시하여 개정법률 적용원칙을 선언하였다(93누17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