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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선거관계에 관한 결정 95헌마221등 불기소처분취소 별칭 : 5 · 18 불기소 사건

D95m221.hwp 판례집 7-2권 697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1980년 5월의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진압한 5·18사건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제기된 헌법소원이었는데 그 결정직전 청구인들이 심판청구를 취하함에 따라 심판절차가 종료선언되어 본안판단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헌법재판소가 그 결정이유에서 성공한 쿠데타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계기가 된 의미있는 사건이다.
이 결정은 5·18사건 주동자들에 대한 3건의 별개의 고소와 관련된 것인데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에 의하여 피해를 입었던 피해자들이 1994년 5월 13일 신군부의 핵심인물들인 전두환 등 24명을 내란, 내란목적살인, 반란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95헌마221), 김대중 등 내란음모조작사건의 피해자들이 1994년 10월 19일 전두환 등 10인을 내란, 내란목적살인미수, 반란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95헌마233)과 그 밖의 사람들이 전두환 등 35인을 내란, 반란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95헌마297)과 관련된 헌법소원심판에 대한 결정이다.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는 위 고소사건들을 수사한 후, 1995년 7월 18일 피의자 전두환이 집권에 성공하고 새 헌법질서를 형성한 이상 이는 성공한 쿠데타이므로 위 5·18사건에 대하여는 사법심사가 배제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고소사건을 포함한 70건의 고소사건의 피고소인들에 대하여 공소권이 없다고 하여 모두 불기소처분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 검찰권행사로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사건의 진행과정

헌법재판소는 1993년 김영삼정부 출범 이후 한국 현대사의 비극 중의 하나인 5·18사건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정치적·사회적 요구를 배경으로 이 사건을 다루게 되었다.
검찰의 불기소처분은 5·18사건 관련자들의 내란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되었거나 임박한 시점에서 내려졌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는 짧은 시일 안에 불기소처분의 자의성 여부는 물론 성공한 쿠데타와 관련된 형법학적·헌법학적·법철학적인 난문(難問)에 대하여 판단을 내려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있었다.
그러나 12·12사건 관련자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나타난 헌법재판소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5·18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내란죄의 공소시효가 모두 완성되었다는 견해가 제기면서 5·18사건 관련자들의 처벌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정치권은 특별법 제정문제로 영일이 없었다.
한편 이 사건 심리중 노태우 전직 대통령이 거액의 비자금을 은행계좌에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5·18사건 관련자들을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분분한 가운데 비자금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1995년 11월 16일 노 전대통령을 비자금 조성혐의로 구속하였고 이를 계기로 특별법 제정요구는 더욱 거세어졌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선고일 수일전 김영삼 대통령도 마침내 '역사바로세우기'를 선언하고 그달 24일 특별법 제정방침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30일로 예정된 결정선고일을 앞두고 헌법재판소 결정문 초안이 언론에 누출되어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 내란죄의 공소시효의 기산점을 최규하 전대통령의 하야시기인 1980년 8월 15일로 잡아 두 전직 대통령의 내란죄 공소시효는 1995년 8월 16일 이미 완성되었고 성공한 쿠테타도 형사처벌 할 수 있다는 쪽으로 평의가 이루어졌다고 보도되었다. 그러자 청구인들은 헌법재판소의 그와 같은 결정이 있을 경우 특볍법이 소급입법으로서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나머지 예정선고일 하루 전에 헌법소원심판의 청구를 취하하였다.

다. 결정의 주요내용

재판관 5인의 다수의견은 청구인들이 그 소원을 취하하였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0조의 규정에 따라 민사소송법 제239조를 준용하여 이 사건 심판절차를 종료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여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심판절차에 대한 종료선언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신창언, 김진우, 이재화, 조승형 재판관은 헌법소원이 취하되었다 하더라도 심판절차를 속행하여 종국결정을 선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신창언 재판관은 헌법소원의 객관적 기능을 강조하면서 헌법재판소로서는 재판부에서 평의한 대로 종국 결정을 선고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김진우, 이재화, 조승형 재판관은 헌법소원심판청구 중 청구인이 심판청구를 취하하면 주관적 권리구제에 관한 점에 대하여는 심판절차의 종료선언을 하되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으로서 그 해명이 헌법적으로 특히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헌법소원의 객관적 기능에 비추어 이 부분에 대하여는 헌법적 해명을 하는 의미에서 결정을 선고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의 경우 집권에 성공한 내란을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국가의 운명과 전국민의 기본권에 직접 관련되어 헌법적 해명이 요청되므로 청구인의 소원취하에도 불구하고 그에 관해 결정선고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한편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취하되기 전에 이루어진 평의에서는 집권에 성공한 내란도 처벌할 수 있다는 의견이 헌법재판소법상 인용결정에 필요한 정족수를 넘게 되었다. 다수의견을 낸 재판관 5인은 위 3인의 소수의견 중 공소시효의 완성여부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본안판단 부분만을 공표하는 것을 양해함으로써 소위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평의내용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결정이유에 3인의 소수의견으로 개진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형법상 내란죄의 보호법익인 헌법질서는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바탕을 둔 헌법질서를 의미하며 단순히 집권중인 정치권력이나 그 권력에 의해 유지되는 헌법질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헌법 제84조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내란의 죄에 대하여는 내란의 성공 여부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처벌할 수 있다는 헌법적 결단을 내리고 있는 것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이른바 성공한 내란행위도 그 내란세력이 집권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에 대하여 사실상 형벌권이 발동될 수 없는 사정 때문에 불처벌의 상태가 발생하나 후에 정당한 국가기관이 그 기능을 회복하여 내란행위자에 대하여 사실상 형벌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에는 처벌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봉건적 전제국가나 독재국가에서 억압·배제되었던 국민의 주권을 회복하여 민주적 시민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내란행위에 나아간 경우에는 사전 또는 사후에 국민 전체의 의사에 의하여 정당화됨으로써 처벌을 받지 않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며, 만일 국민이 완전히 자유롭게 주권적인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상태에서 내란행위에 대하여 승인을 한 경우라면 예외적으로 성공한 내란행위가 처벌되지 않는다.
이 사건의 경우 피의자 중 2명의 전직 대통령의 내란행위는 그 정당성을 인정할 만한 사실이 없고 이를 주권자인 국민이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승인한 적이 없다 할 것임에도(내란정부의 정당성이 부인된다고 하여 그 정부의 행위의 법적 효력이 모두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이 성공한 내란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고소사실에 대하여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헌법의 이념이나 내란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범한 것이다.

라. 사후경과

위 결정은 성공한 내란도 처벌할 수 있다는 논리의 전개과정에서 내란으로 집권한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사실상 형사소추가 어렵다는 취지를 밝힘으로써 전직 대통령인 전두환, 노태우의 집권기간 동안에는 시효가 정지된다는 특별법의 제정의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다수의견으로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인들의 소원취하에 의하여 종결되었다고 선언하면서도 반대의견의 입을 빌어 성공한 내란도 처벌할 수 있다는 본래의 평의내용을 공표한 것에 대하여 언론은 공소시효 논쟁을 우회하면서 성공한 내란도 원칙적으로 처벌될 수 있음을 천명함으로써 검찰의 불기소처분의 이유를 정면으로 반박하여 유사한 논쟁의 재발을 막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였다(한겨레신문 1995.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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